미니멀 라이프, 워라벨, 유희의 인간, 30:70의 생활
20. 미니멀 라이프, 워라벨, 유희의 인간, 30:70의 생활

촌각을 다투며 바쁘게 뛰어다니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우리는 어느 때보다 인간성을 상실해 가고 있습니다. 요즘의 트렌드인 ‘워라벨’이라는 말은 일과 생활의 균형이라는 의미입니다.
어려운 시기를 절박한 심정으로 버텨 낸 선배세대의 입장에서, 경쟁시대에 살아남으려면 24시간도 부족한데, 이것이 무슨 배부른 소리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젊은 세대들은 기성세대의 입장과는 다릅니다. 그것은 단순히 더 놀아보자, 더 즐기자의 방탕함이 아닙니다.
우리가 그동안 잊고 지냈던 본질적인 인간상으로 돌아가자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인디언 마을의 한 가지 일화가 떠오릅니다. 서부를 개척하던? 침략하던? 백인들이 인디언 마을에 새롭게 개발된 화학비료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그리고 인디언들이 더 많은 경작물들을 수확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인디언들은 비료를 이용한 첫 해에 평소보다 두 배의 작물들을 수확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확인한 인디언 추장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잘 됐다. 내년부터는 땅의 절반만 경작해라”
미니멀 라이프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의 사상은 단순히 물건을 적게 소유하는 것만을 말하지는 않습니다. 적게 소유하면 그만큼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는 것처럼, 생산의 시간을 줄이고 나머지 시간으로 인간다운 삶을 살자는 것이 본질적인 취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필요한 만큼만 생산하는, 위에서 보았던 인디언의 일화와 정확하게 일치하는 사상입니다.
고대의 삶에서부터, 생산의 목적은 본래 그것을 누려기 위함이었습니다. 현대의 상황으로서 다시 말해 보자면, 직장이라는 것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도구인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직장에 또는 물욕에 목을 매인 것처럼 인간다운 삶을 포기하듯 안타깝게 살아갑니다.
디지털 시대가 도래한 지금은, 인간의 손발과 머리를 대신해 주는 기계들이 활용되고 있으며, 그 덕분에 예전이라면 불가능하리라고 생각될 만큼 복잡한 계산도 눈을 깜빡거리는 시간보다 훨씬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물건도 뚝딱뚝딱 빠르게 만들수 있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판단과 결정마저도 대신해 주는 AI 인공지능들이 우리의 삶 속 여러 곳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예전에 비해서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많은 일을 더 수월하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우리의 삶은 더 편해지고, 여유롭고 행복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삶은 예전에 비해서 훨씬 더 바빠지고, 여유가 없어졌습니다. 타인과 유대를 가질만한 기회도 줄어들었습니다.

단지 물질적인 것만으로는 행복하게 살 수 없습니다. 궁극적인 삶의 목표가 행복이라면 우리는 어느 정도의 돈과 물질도 필요하지만 그것을 온전하게 사용하고 누릴 수 있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는 동지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물건을 생산하고 돈을 수집하고 축적하는 것에만 전념하면서 대인관계에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그것을 사용할 시간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주객이 전도되어 생산이라는 것이 삶의 목표가 되고 실제의 삶은 잃어가고 있는 샘입니다.
30:70
「창조적인 괴짜들의 리더십」의 저자, 교수이며, 과학자이고 예술가이기도 한 스티븐 샘플(Steven B. Sample)은 ‘리더십을 위한 30:70'이라는 공식을 제기했습니다. 그것은 30% 정도의 시간은 일을 하는 데에 할애하며, 나머지 70%는 휴식과 유희를 하거나 재충전을 위해 활용하는 것입니다. 휴식, 유희와 재충전에 투자한 70이라는 시간이 결코 낭비가 되거나 조직의 발전을 저해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30대 70은 늘 충전된 상태를 유지하게 합니다. 오히려 집중력을 높여 더 많은 일을 처리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치지 않고 롱런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또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혁신을 이끌 수도 있습니다.
눈앞의 일에만 매달린 다면 배터리는 금세 방전될 것입니다. 그러면 롱런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호모 루덴스(Homo Ludens, 유희의 인간)
유희는 특별한 목적의식이 없어도 그것 자체로서 흥미를 느끼는 모든 활동으로 정의됩니다. 예전에는 유희라는 말이 일이나 노동 등 생산 활동과 반대되는 계념으로 인식되어, 퇴폐적이고 불건전한 것으로 인식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인간을 호모 루덴스(Homo Ludens, 유희의 인간)라고 부를 정도로 그것이 우리들의 기본적이며 중요한 본질이라고 말하며 인간생활의 중요한 요소로 보는 의식의 전환, 유희의 재조명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워라벨이나 미니멀리즘은 이러한 생각에 근거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생산을 하거나 돈을 버는 것도, 보다 흥미로운 유희를 더 자주 누리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그러나 현대인들이 돈을 버는 것을 목적으로 살아가며 생산에만 몰입함으로써 인간성이 소외되고 있습니다.
일, 생산, 돈에 매몰되지 말고, 호모루덴스의 본질을 다시 떠올려 보는 것은 삶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스티븐 샘플(Steven B. Sample)의 30:70의 공식을 적용해 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