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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의 늦은 반성문

내로남불

by 관찰인간 2021.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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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내로남불

 

그래도 계속 가라”, Joseph M. Marshall , 유향란 번역

 

 

 

"오만함과 편협함을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은, 불운을 겪는 사람은 당사자의 잘못 때문에 그런 것이고 행운은 자신에게 속한 특권이라고 생각하고 있더구나. 얘야, 어떤 길을 가든지 간에 오만함에 빠져서 네 영혼을 위태롭게 하는 일은 삼가야 한단다."

 

 

요즘 들어, 우리들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이것은 타인과 자신을 다른 기준으로 평가하는 오만함과 편협함의 표본적인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보통 다른 사람의 일관되지 않은 행동을 꼬집을 때 사용하지만 현대사회의 병적인 현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런 사람들의 행동을 살펴보면 대부분 남들의 불행에 대해서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그 원인이 당사자의 잘못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닥친 불행에 대해서는 늘 누군가를 탓하며 원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들은 반대로 좋은 일에 있을 때에도 비슷한 견해를 가진다. 자신의 성취에서는 그 일을 위해 기울인 자신의 노력을 떠올리며 인간승리라고 자찬한다. 그리고 그 일을 위해 곁에서 돕고 희생했던 사람들은 차 순위로 밀려나기 일쑤이며 심지어는 안중에 없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반대로 다른 사람의 성취에 대해서는 운이 좋았다거나 백-그라운드와 같은 편법을 동원했다는 뒷말들을 부끄러움도 없이 지껄인다.

 

순위가 매겨지지 않는 직장이나 학교를 벗어난 곳에서도 당연히 그런 가치관 속에서 살아간다. 기분 좋게 드라이브를 즐기는 운전에서도 다른 사람이 앞으로 들어오면 전조등을 깜빡이며,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지껄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자신은 다른 차 앞으로 끼어들 때에는 늘 능숙한 운전자임을 자랑한다. 가끔 뒤차가 욕설을 하기라도 하면 그것도 양보 못하냐면서 욕설을 받아친다. 이것이 바로 일관된 가치 기준이 사라지고 자기중심적인 내로남불이며,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감능력을 잃는 현대인의 질병 중 하나이다.

 

많이 배웠다고 하는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각 분야의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심심치 않게 이런 증상들이 드러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병이 심각하긴 한 것 같다.

 

내로남불은 상대보다 노력하려는 선의의 경쟁의식과 자신에 대한 통찰이 없이 남을 끄집어 내리려는 비열한 경쟁관계에서 특히 나타난다.

 

사실 상 경쟁이라는 것은 순위를 매기는 것에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그 외의 모든 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보다 부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특히 인간미를 잃게 만든다.

 

자신이 더 많이 가지거나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서 과열된 경쟁을 하면서 인간미를 잃어버리고 가까운 사람들과 사이가 멀어진다. 그 경쟁의 과정이 늘 순수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과연 경쟁 중인 사람들 중에 교과서에 나오는 선의의 경쟁이 얼마만큼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을지 의문이다.

 

어느 날 뉴스에서 스포츠 경기의 짧은 영상을 소개한 적이 있다. 그것은 1, 2위를 달리던 선수들이 있었는데 안타깝게 앞서가던 선수가 부상을 당했다. 이어서 뒤따라오던 선수가 지나쳐 앞서가리라고 모두들 생각했지만, 그는 앞 선수의 부상을 부축하고는 결승선에 먼저 밀어 넣는 모습을 보였다. 레이스에서 부상당한 선수를 부축해 일으킨 것도 놀랍고 줄 곧 자신을 앞서 가던 선수의 기량을 1등으로 인정하며 결승선 앞에서 스스로를 낮춘 것도 놀랍다.

 

종종 그런 아름다운 모습을 볼 때 우리는 가슴 따뜻한 감동을 느낀다. 모두가 그 장면을 보면서 보낸 응원과 박수는 인간미 자체가 그만큼 소중한 가치이며 인간 누구에게나 볼 수 있는 흔한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스포츠 경기에서는 많은 눈으로 패어 플레이가 엄격하게 관리되지만, 보통의 사회에서의 경쟁은 오직 결과만 평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과열되기 쉽고, 오직 승리를 위해서 편법도 동원된다. 성숙하지 못하고 감성이 매 마른 사람들은 경쟁자보다 더 노력하는 정상적인 방법보다. 시기, 질투로 이간질을 하거나 편법을 동원해서라도 승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으로 여기며 살아간다.

 

현대의 우리들은 자신을 스스로 통찰하지 못하고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는 가치를 부여하지 못하는 병에 걸린 듯하다.

 

그것은 우리들이 만들어 놓은 경쟁이라는 병적인 사회적 도구 때문이다. 거의 일생이라고 볼 수 있는, 초등학교에 입학부터 직장생활을 마감하는 동안 누구도 그래프 속에서 자신을 나타내는 숫자를 무시할 수가 없다. 현대는 순위에서 벗어난 사람을 패배자로 낙인찍어 쓸모를 다한 소모품인 듯 폐기하고 새것으로 교체하는 냉정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3차 산업이 만들어 낸 인간미가 소멸되어가는 사회적인 질병이다.

 

잘못된 것을 안다고 해도, 현실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자녀들에게도 똑같은 가치관을 강요한다.

 

모든 일에서 순위를 정하고, 그것만으로 평가하는 잘못된 방식이 무한경쟁을 만들고, 일생 동안 쳇바퀴 안에서 달리게 만든다.

 

살아가는 동안 도태되거나 교체될 것을 늘 걱정하며 톱니바퀴를 열심히 돌려야 한다.

 

기계처럼 전락한 우리는 언제쯤 인간성을 되찾고 그 본질에 충실한 삶을 살 수 있게 될지 모르겠다. 그날이 빨리 오기만을 기다릴 뿐......

 

우리는 숫자, 순위에 집착하면서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고, 성취를 순수하게 축하할 수 있게 만드는 인성과 감성을 잃어버렸다.

 

지금의 어려운 환경이 변화되는 것을 바란다면 그것을 오직 남들 탓으로 돌리고 그것의 변화를 기다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스스로 내면의 감성을 키우고 밖으로 표현해 보자. 나로부터 시작된 환경의 변화를 경험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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