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행동의 두려움
“그래도 계속 가라”, Joseph M. Marshall Ⅲ 저, 유향란 번역
“삶에 용감하게 맞선다고 해도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니란다. 하지만 두려움에 굴복하고 삶을 외면한다면 확실하게 실패를 보장받는 셈이지,
삶에 용감하게 맞서지 않으면 경험을 얻을 수 없을 테고 경험을 얻지 못하면 아는 것에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지, 아는 것이 없으면 지혜도 있을 수 없지 않겠니?
그것을 다 지니려면 삶이 어떠하든지 간에 용감하게 맞서야 하느니라.”

“삶에 용감하게 맞선다고 해도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니란다. 하지만 두려움에 굴복하고 삶을 외면한다면 확실하게 실패를 보장받는 셈이다.”
지금 나의 정신 상태에 설탕물 같은 한 줄의 문장이 눈에 띈다. 왜냐하면 나는 최근 어떤 도전적인 일을 하고서는 그것이 올바른 선택이었는지, 하지 말아야 할 일이었는지, 지난 일을 고민을 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고민의 끝에서는 과거 행동에 대한 후회를 만나거나 아니면 자긍심을 만나기도 한다. 우울증 환자처럼, 똑같은 고민을 하루에도 몇 번씩 되풀이하게 되는 무한루프에 빠져있다.
지나간 일을 고민하는 것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말이다. 나는 남들에게 향기로운 영향을 미치지도 못하고, 심지어는 나 자신의 명백한 단점조차도 개선하지 못하는 모지란 인간임을 시인한다.
개인적인 상황이 그래서인지, 책 속에서 이 문장을 발견했을 때,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는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가슴속에 그리고 머릿속에 이 한 줄을 복사해서 빡빡할 만큼 붙여 넣고, 불현 듯 솟아나는 후회의 공간을 완전히 밀어내고 싶은 마음이다. 아니, 아니 그냥 과거의 행동 자체를 모두 밀어내고 싶은 마음도 든다.
이 정도면 그 일로 괴로워하는 현재 심각한 심리상태가 드러났을지 모르겠다.
우리는 미래를 향해서 어떤 행동을 망설이는 것 못지않게 과거의 행동에 대해서도 잘, 잘못을 생각한다.
“삶에 용감하게 맞선다고 해도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니란다. 하지만 두려움에 굴복하고 삶을 외면한다면 확실하게 실패를 보장받는 셈이지,”
나는 이 문장을 가지고 지금 고민하고 있는, 그 행동을 할지 말지를 망설이던 그때의 과거로 돌아가 보기로 했다.
그 때 나는 행동을 망설이고 있었다. 그 행동으로 말미암아 내가 각오해야 할 후폭풍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최악의 상황도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의지는 그것을 뛰어넘어 행동을 실행에 옮기도록 했다.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정의로운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단숨의 생각을 실행에 옮긴 것은 아니었다. 나는 몇 번이고 용기를 내어 실행하려 했다가 나에게 닥칠 불이익이 떠올라 다시 겁쟁이로 돌아 서서 포기하는 것을 반복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스스로가 부끄러웠고 떳떳하지 못했다.
철회하면 한동안 죄책감이 들었고, 시간이 지나면 또 다시 실행을 결심을 하게 됐다.
당시 나에게 용기를 주었던 것은 ‘해도 후회하고, 하지 않아도 후회될 것 같다면 , 하고서 후회하는 것이 낫다.’는 말이었다. 당시는 그럴 바에는 하고서 후회하자라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니 당시에 내가 생각했던 후회라는 말과 지금 나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지금 돌이켜 보더라도, 당시의 행동에 있어서 충분한 명분이 있었고, 지금도 내가 생각하는 그 명분의 가치는 변함이 없다. 오히려 또다시 행동을 주저했다면 나는 아마도 결심과 철회, 그리고 죄책감을 한 없이 반복하다가 결국 행동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떤 행동이 망설여질 때, 여러 가지 생각 끝에 깔끔하게 포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면 행동이 늦어질 뿐 어차피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된다.
고상한 비유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누구라도 공감할 것이다. 인터넷 쇼핑 장바구니에 담고, 자꾸 들여다보는 아이템은 고민의 시간이 아무리 길어도 품절이 되지 않는 한 결국 사게 되더라.
단지 지금 힘들며 고민되는 것은 과거의 행동에 대한 후회가 아니라 후폭풍에 대한 걱정 일뿐이다. 이미 최악의 상황까지 예상했던 터이지만 실제로 받아들이는 것은 그것보다 더 아프지 않을지 걱정스러울뿐이다.
행동에 대한 실패, 패배 또는 후폭풍과 같은 고통스러운 대가를 이 책에서는, 쇠를 담금질 하듯 인간이 성장할 수 있게 만드는 삶의 선물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막연히 역경이나 고통이 인간을 성장하게 만들 거라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 그것은 역경을 잘 소화하고 성장 에너지를 이끌어내는 현명한 지혜가 필요한 어려운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 같은 소인배는 잘 모르지만, 그것은 아마도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필수적인 고급 기술일 게다. 적잖은 인생을 살아왔지만 여전히 어떤 역경에서도 지치고, 힘들고, 아픈 것을 보면, 고난과 역경을 소화하는 것이 필수라고 해도 누구나 가진 기술은 아닌 것 같다.
나는 지금을 인생에 닥친 겨울이라고 생각해야겠다. 곧 따듯한 봄날도 올 거라고 생각해야겠다. 그리고 잘 버텨냈던, 더 혹독했던 지난겨울을 생각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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