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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의 늦은 반성문

책 읽는 습관, 독서의 장점

by 관찰인간 2021.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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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책 읽는 습관, 독서의 장점

누군가에게 책을 읽는다는 것은 따분한 취미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꼼짝하지 않고 앉아 있는것이 부정적인 의미로서 너무 정적이며 몸에서 사리가 나올만한 일이라고 막연한 트집을 잡기도 한다. 나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는 업무와 관련된 책은 가끔 읽는 편이었지만 소설이나 철학, 자기개발서 등등 이외의 보통의 책을 가까이하는 편이 아니었다.

그것을 따분한 취미라고 생각했던 그 누군가는 바로 나였다.

 

마치 장식품처럼 책을 들고 다니면서 고상한 척, 우아한 척 하고 싶은 적도 있었다. 워낙 책을 읽지 않는 타입이다 보니, 마지못해 읽어야 하는 책은 의미 없이 눈동자만 바쁘게 움직였고, 그 문자들을 시각적으로만 받아 들일뿐 그 안에 함축된 메시지들을 느끼지 못했다.

 

책을 들여다보는 일은 늘 따분했고, 맘먹고 들여다본다고 해도 채 10분을 넘기지 못하고 좀이 쑤셔왔다. 그때마다, 신발장을 정리하는 일과 같이, 평소에 전혀 관심 없던 일들이 우연처럼 떠오르면서 당장 그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말도 안 되는 절실함을 핑계 삼아 책을 다시 내려놓기 일쑤였다.

 

그리고 요즘 책값이 왜 그렇게 비싼지 모르겠다. 그 안에 담긴 가치에 비하면 결코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것을 모르는 나로서는 비싸기만 할뿐, 그 높은 가격조차도 독서를 거부하는 충분한 핑계가 되었다.

 

 

 

 

 

 

책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는 물건이라는 것쯤은 알고 지냈었지만 당시로서는, 나에게 와 닿는 말은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 삶이 엉망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나의 경솔한 행동과 조급한 마음을 교정하고 부족한 지식과 경험을 채우기 위해 책 좀 읽어야지라는 미약한 의지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워낙 막연한 생각일 뿐이라서 그랬는지, 그런 습관이 없었기 때문인지, 서점에 들르거나, 주변에서 읽어볼만한 책들을 찾아보거나, 독서에 대한 실천은 전혀 없었다.

 

그러던 중,

 

몇 주전 한 친구가 집에서 정리한 책들을 버릴 거라면서, 나에게 한번 읽어보지 않을지를 물어왔다. 그리고 나는 중고 책방에라도 팔아 볼 생각으로 약 25권이나 되는 많은 책들을 집으로 옮겨왔다. 겹쳐 높이 쌓은 책들의 제목을 손가락으로 스윽 훑어 내려가며 제목들을 살폈지만, 썩 마음에 들어오는 책은 없었다.

 

그 책들은 화장실 문 옆 코너에 쌓인 채로 한동안 방치되다시피 했다. 그러다가 최근 머리 복잡한 일도 있고 해서 상념을 지울 겸, 별 기대 없이 한 권을 집어 들고 읽어가기 시작했고, 신기하게도 생각보다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책을 바라보는 동안은 머리 복잡하던 일들을 간간히 잊을 수 있어서 좋았다.

지금은 시간이 날 때마다 다른 책들도 꺼내 읽고는 있지만, 여전히 문장에 집중하는 것이 어렵고, 책의 내용들을 기억하는 것도 어렵다.

 

 

 

 

 

 

어차피 사는 것은 버거운 삶을 버티고, 살아 내는 것인데 해결되지도 않을 골 아픈 일을 싸안고 고민한들 힘 빠지고, 지치기 밖에 더하겠는가. 차라리 다른 일로 덮어서라도 잠시 잊고 숨통을 트인다면, 나에게는 그것만으로도 독서가 주는 긍정적인 점이 아니겠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도 현실도피적인 마음으로 독서라는 고상한 미명 뒤에 여전히 숨어 지내고 있지만, 그 사이 독서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여전히 마찬가지로 서툴게 눈동자를 굴리지만 책 속에 숨겨진 메시지들을 읽고 조금은 공감하면서, 문자의 단순 시각정보 이상의 감각을 느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최근 읽고 있는 책들은 대부분 자기 개발서다. 책을 읽으면서 느낌이 있는 문장이나 느낌을 여기 블로그에 편하게 적어 내려가고 있다. 물론 내가 적어가는 글들은 개인적인 사고일 뿐이다. 그리고 문장력이나 필력을 논할 형편이 아니라서 누군가 읽는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불쾌하거나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든다. 하지만 이 글들이 다른 사람에게 뭔가를 알려주기보다는 개인적인 성찰 과정을 두서없이 써 내려간 푸념들이라 생각하고 이해해 주길 바란다.

 

오늘은 몇 권의 책들을 읽으면서 떠오른 독서 습관의 장점에 대해서 정리를 해 보려고 한다.

 

첫째, 마음의 피난처

내가 독서를 처음 시작한 계기에 대해서 설명한 바와 같이, 독서는 피하기 어려운 지독한 상념으로부터 잠시 쉬어 가며 숨을 고를 수 있는 마음의 피난처가 될 수 있다.

독서는 19세기의 월든 호숫가를 산책하게 해준다. 법정스님과 불일암의 풍경을 보게 해준다. 독서는 세상 모든 곳, 모든 시대를 넘나들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 함께 산책하는 것과 같다.

 

둘째, 경험의 이식

책을 통해서 얻는 간접경험은 중요한 가치가 있다. 단지 나처럼 책을 잃지 않던 사람들은 그 의미가 마음에 와 닿기 어려울 수도 있다. 책 속에는 다른 사람들이 발견하고 검증한 성공 프로그램이 들어 있다.

타고난 사람이 아니고서야, 요리를 잘 못하는 사람들이 혼자만의 생각으로 어떤 음식을 만들어 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초보자가 혼자의 느낌대로 만든다면 재료를 낭비했다고 할 만큼 요리를 망치는 일도 허다하다. 요즘은 만들어 보지 않은 어떤 음식을 처음으로 만들려고 할 때, 우선 스마트 폰이나 인터넷으로 다른 사람들의 레시피를 검색해 보는 일은 일상이지 않은가.

자기 개발서는 저자들이 성공을 이끌었던 일, 실패를 극복하였던 일들의 경험이 있으며 수년에 걸친 연구를 통해 삶을 살아가는 효과적인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것을 간접적으로나마 흡수한다면, 인생이라는 요리를 망치는 위험에서 조금은 멀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셋째, 생각의 환기

가치관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살아가다 보면 생각이 자기중심에 머물면서 이기적으로 변할 수도 있다. 바람직한 가치관으로, 타인들을 함께 호흡하며 살아간다는 점을 잊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스스로의 생각에 매몰되어, 자기가 만든 감옥의 창살에 갇혀 살게 되는 경우도 있다.

책은 이런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환기시킬 산들바람이 될 수도 있다. 운이 좋아서, 나에게 그리고 내 상황에 딱 맞는 책을 만난다면 생각을 전환시키고 마치 감옥의 열쇠를 얻은 것처럼 다른 세상으로 나가게 될 수도 있다.

 

넷 째, 사고의 확대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어떤 문제에 봉착했을 때 떠올릴 수 있는 방법은 늘 우리가 알고 있었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다. 딱 자신이 아는 범위 내에서만 답을 찾으려고 한다. 우리는 독서의 간접경험을 통해서 조금 더 그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이상으로 막 생각났던 몇 개 장점들의 기록을 마친다.

 

 

 

 

 

 

나는 최근 바쁘다 하더라도 시간을 쪼개서 독서에 할애했던 시간을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늦게나마 그런 경험의 기회를 갖게 된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과거에 비하면 내 안에서는 독서에 대한 완벽한 사고 전환이 일어났다.

 

독서가 얼마나 좋은지, 그리고 독서를 통해 내가 얼마나 변화하였는지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나의 글이 훌륭한 본보기가 될 수는 없겠지만, 마음속에서, 내가 독서를 통해서 성장하고 있다는 점만은 명확하다. 앞으로도 이런 소중한 경험을 기억하면서 독서습관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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